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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는 왜 국민 10만 명에게 온라인 수업을 듣게 만들었나 — 중동 국가 주도형 이러닝의 실체

해외 이러닝 소식2026. 09. 23. 7분 읽기 조회 44

사우디아라비아와 UAE가 국가 예산을 투입해 국민 디지털 역량을 끌어올리는 '국가 주도형 이러닝' 모델을 만들고 있다. Coursera·edX 같은 글로벌 플랫폼과 정부기관이 손잡은 초대형 협약들을 살펴본다.

2024년 리야드, 사우디아라비아 통신정보기술부(MCIT)와 사우디 디지털 아카데미(SDA), 국가이러닝센터(NeLC)가 Coursera와 손잡고 발표한 협약의 목표 숫자는 단순했다. 사우디 국민 10만 명에게 AI·데이터·클라우드 등 8개 핵심 직무 분야에서 40개 트랙, 200개 이상의 강좌를 무상으로 제공한다는 것이었다. 실업 상태의 국민뿐 아니라 재직자의 역량 재교육, 대학 졸업생의 취업 연계까지 아우르는 이 프로그램은 한 기업의 마케팅이 아니라 국가 인적자원 전략의 한 페이지였다. Coursera는 이 협약을 계기로 사우디 현지 법인까지 설립했다. 민간 에듀테크 기업이 정부의 국가 전략 파트너로 편입되는 이 그림이 지금 중동 이러닝 시장의 표준이 되고 있다.

Vision 2030과 인적자본개발프로그램(HCDP)

사우디아라비아의 이러닝 확장은 우연이 아니라 설계된 결과다. 국가 전략 Vision 2030의 하위 실행 축인 인적자본개발프로그램(HCDP·Human Capability Development Program)은 교육을 '사회 서비스'가 아니라 '국가 경쟁력의 엔진'으로 재정의한다. 이 틀 안에서 국가이러닝센터(NeLC)는 사우디 정부가 각료회의 산하에 별도 독립기구로 설립한 기관으로, 이러닝 프로그램의 신뢰도를 검증하고 교육기관과 고용주 사이의 연계를 담당한다. NeLC는 2023년 edX와도 협약을 맺어 사우디 국민의 온라인 학습 접근성 확대를 약속했다. 공교육 영역에서도 변화는 뚜렷하다. 사우디 정부는 스마트 교실 1만 개 이상을 구축했고 에듀테크 분야에 12억 사우디리얄(약 3,200억 원 상당) 이상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드라사티(Madrasati)'·'라우다티(Rawdati)' 같은 자체 플랫폼도 이 흐름 속에서 나왔다. 2025~2026학년도부터는 전 학년 교육과정에 AI 리터러시를 내장해 600만 명 이상의 학생에게 적용하는 국가 단위 AI 커리큘럼도 시작됐다.

UAE와 범아랍권으로 번지는 '국가 주도' 모델

이웃 UAE도 비슷한 궤적을 그린다. 2023년 UAE 정부는 국민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국가 전략에 10억 디르함(약 3,700억 원 상당) 규모의 예산을 배정하고 민간 기업과의 업스킬링·리스킬링 파트너십을 확대했다. Coursera·Udacity·edX·LinkedIn Learning·Pluralsight 등 글로벌 플랫폼들이 정부 프로그램의 실행 파트너로 대거 들어와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범아랍권 차원의 움직임도 있다. Coursera는 UNDP(유엔개발계획), 무함마드 빈 라시드 재단(MBRF)과 함께 'FutureSkills4All' 이니셔티브를 발족해 아랍 국가 국민들이 디지털 경제에 대비할 수 있도록 무료 학습 접근권을 확대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는 한 국가의 정책을 넘어, 자원 의존 경제에서 지식 기반 경제로의 전환이라는 지역 전체의 공통 과제에 이러닝이 핵심 도구로 채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우디와 UAE의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이러닝이 더 이상 '개인의 자기계발 수단'이 아니라 '국가 인적자원 인프라'로 취급된다는 점이다.

시장 규모와 성장 곡선

정책 투자는 시장 규모의 확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 자료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의 이러닝 시장은 2024년 기준 약 24억 달러 규모로 추정되며, 2033년까지 연평균 12%대 성장률로 70억 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중동 전역으로 범위를 넓히면 정부 주도 사업과 민간 기업 교육 수요가 동시에 성장을 견인하는 이중 구조가 뚜렷하다. 아래 표는 중동 지역 국가 주도형 이러닝 이니셔티브를 비교한 것이다.

국가/이니셔티브주관 기관핵심 파트너주요 목표
사우디 디지털 잡스 이니셔티브MCIT·SDA·NeLCCoursera국민 10만 명 디지털 직무 역량 교육(40개 트랙·200개 강좌)
사우디-edX 협약국가이러닝센터(NeLC)edX고등교육·평생학습 접근성 확대
UAE 국가 디지털 역량 전략UAE 연방정부Coursera·Udacity·Pluralsight 등10억 디르함 규모 업스킬링·리스킬링
FutureSkills4AllUNDP·MBRFCoursera아랍 국가 국민 디지털 경제 대비 교육

기업 이러닝 시장에 어떤 신호인가

중동 시장의 특이점은 B2G(정부 대상) 사업이 B2B(기업 대상) 시장의 마중물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국가 단위로 플랫폼 표준과 콘텐츠 문해력을 끌어올려 놓으면, 그 위에서 민간 기업들의 자체 교육 시스템 도입 수요가 따라 붙는 구조다. 실제로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이러닝 사업자들이 공통으로 짚는 요소는 다음과 같다.

  • 아랍어·영어 이중 언어 콘텐츠 및 인터페이스 지원 필요성
  • 정부 인증·자격 체계와 연동되는 수료증(certificate) 발급 기능
  • 공공 부문 조달 절차에 맞춘 데이터 현지화·보안 요건
  • 석유·건설·금융 등 전통 산업 대기업의 디지털 전환 재교육 수요 급증
  • 모바일 중심 접속 환경(중동 지역 스마트폰 보급률이 매우 높음)

한국 기업 입장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명확하다. 중동은 이미 국가가 나서서 이러닝 시장의 '신뢰 기반'과 '표준'을 만들어 놓은 지역이다. 국내 LMS·이러닝 솔루션 기업이 진출을 검토한다면, 개별 기업 영업보다 현지 정부기관이나 국영기업 산하 아카데미와의 파트너십을 통한 진입이 더 현실적인 경로가 될 수 있다. 다만 이중 언어 지원과 현지 데이터 규정 대응은 진출 전 반드시 검증해야 할 전제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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