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벅스-ASU 모델을 필두로 월마트·치폴레까지 확산 중인 미국의 대학-기업 학위 파트너십. 등록금 선불 지원이 채용 브랜딩과 리텐션 전략으로 재해석되고 있다.
2026년 5월, 스타벅스는 보도자료를 하나 냈다. 애리조나주립대학교(ASU)와 함께 운영해온 '스타벅스 대학 성취 플랜(Starbucks College Achievement Plan)'을 통해 학사 학위를 처음 취득한 파트너(직원)가 누적 2만 명에 육박했다는 내용이었다. 대학 등록금 전액을 회사가 선불로 지원하는 이 프로그램에는 현재 미국 내 스타벅스 직원의 약 13%가 참여하고 있는데, 이는 포춘 500대 기업 평균의 6배에 달하는 수치다. 커피를 파는 회사가 왜 대학 졸업장을 찍어내고 있는 걸까.
스타벅스-ASU 모델: 카페 알바가 학사모를 쓰기까지
스타벅스 대학 성취 플랜은 주당 20시간 이상 근무하는 미국 내 전 직원(파트너)을 대상으로, ASU가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300개 이상의 학위 프로그램 중 하나를 고를 수 있게 한다. 핵심은 '선불(upfront)' 구조다. 등록금을 직원이 먼저 내고 나중에 환급받는 일반적인 학자금 지원과 달리, 이 프로그램은 학기 시작 전에 회사가 등록금을 직접 대학에 지불한다. 학자금 대출을 감당할 여력이 없는 시급제 노동자에게는 이 차이가 참여 문턱 자체를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2026년 5월 기준 누적 졸업자는 2만 명에 근접했고, 추가로 2만 7,000명이 재학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프로그램이 시작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참여율은 최근 5년 사이 60% 늘었다.
확산되는 '무료 학위' 모델 — 월마트·치폴레도 뛰어들었다
비슷한 구조의 파트너십은 저임금·고이직률 업종을 중심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월마트는 'Live Better U' 프로그램을 통해 아칸소대학교, 서던뉴햄프셔대학교(SNHU), 벨뷰대학교 등과 제휴해 시간제 직원까지 포함한 전 직원에게 선불 등록금을 지원한다. 패스트푸드 체인 치폴레 역시 SNHU, 퍼듀 글로벌, 애리조나대학교, 웨스턴거버너스대학교(WGU) 등 20개 이상 대학의 300개 넘는 프로그램을 교육 혜택 목록에 올려놓았다.
| 기업 | 파트너 대학 | 혜택 구조 | 참고 수치 |
|---|---|---|---|
| 스타벅스 | 애리조나주립대(ASU) | 주 20시간 이상 근무자, 300개+ 온라인 학위 100% 선불 지원 | 누적 졸업 약 2만명, 재학 2.7만명, 참여율 13% |
| 월마트 | 아칸소대·SNHU·벨뷰대 등 | 시간제 포함 전 직원 대상 선불 등록금 | Live Better U 브랜드로 운영 |
| 치폴레 | SNHU·퍼듀글로벌·애리조나대·WGU 등 20개교+ | 300개+ 프로그램 중 선택 | 2019년 도입 후 지속 확대 |
왜 기업이 학위까지 시켜주는가
표면적 이유는 복지지만, 실제 계산은 인재 확보 전쟁에 가깝다. 서비스업 이직률이 구조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학위 지원 같은 장기 베네핏은 근속 유인을 만들고 인사팀 입장에서는 '학위 있는 직원'을 자체적으로 길러내는 효과를 낸다. 동시에 스킬 기반 채용이 확산되며 대학 학위 요건 자체를 없애는 기업이 늘어나는 역설적 국면에서도, 학위 지원 프로그램은 오히려 '내부 승진 사다리'를 만드는 도구로 재해석되고 있다.
- 등록금 선불 지급 — 학자금 대출 부담을 원천 차단
- 온라인 전용 커리큘럼 — 교대 근무와 병행 가능한 비동기 학습
- 제휴 대학 다변화 — 한 개교가 아닌 20~300개 프로그램 중 선택권 제공
- 재직 조건부 혜택 — 근속을 전제로 한 리텐션 설계
학위를 주는 회사가 아니라, 학위를 미끼로 사람을 붙잡아두는 회사가 이기는 시장이 됐다.
물론 한계도 뚜렷하다. 온라인 학위 완주율은 여전히 오프라인 대비 낮고, 학위를 딴 직원이 곧바로 이직하는 사례도 드물지 않아 ROI 논쟁은 끝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 모델이 시사하는 바는 명확하다. 교육 혜택은 더 이상 '복지 항목'이 아니라 채용 브랜딩과 리텐션 전략의 핵심 축으로 재배치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기업들도 사내 학위·자격 연계 교육을 설계할 때, 등록금 환급이 아닌 '선지급·즉시 접근' 구조로 문턱을 낮추는 방식을 참고할 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