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신입사원 연수를 온라인 단독 또는 온·오프라인 혼합으로 진행한 일본 기업이 절반을 넘었다. ANA의 VR 기내 훈련 사례까지, 일본 특유의 '집합 신입연수' 문화가 재구성되는 방식을 짚는다.
전일본공수(ANA)는 신입 객실승무원의 기내 훈련에 VR을 도입했다. 과거에는 실물 크기의 기내 모형을 만들어 그 안에서 훈련했지만, VR 기기를 쓰면 장소와 시간의 제약 없이 기내 서비스 동작을 반복 훈련할 수 있다. 일본 기업 신입사원 연수의 상징과도 같던 '한 장소에 모아놓고 몇 주간 집합교육'이라는 풍경이, 이렇게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바뀌고 있다.
이미 절반을 넘은 온라인 신입연수
연수 전문기업 라이트웍스가 진행한 2025년 신입사원 연수 실시 형태 조사에 따르면, 신입 연수를 “온라인 단독”으로만 진행한 기업이 25.3%, “대면과 온라인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이 28.8%로 나타났다. 두 유형을 합치면 54.1%로, 일본 기업 절반 이상이 어떤 형태로든 온라인을 신입연수에 포함시키고 있다는 뜻이다. 코로나19 시기 불가피하게 시작된 온라인 신입연수가, 엔데믹 이후에도 완전히 대면으로 되돌아가지 않고 하나의 표준 옵션으로 자리잡은 셈이다.
기업들은 무엇을 온라인으로, 무엇을 대면으로 남겼나
실제 도입 기업들의 방식을 보면 모든 걸 온라인화한 것은 아니다. 후지쓰의 계열 교육회사 후지쓰러닝미디어는 신입사원에게 필요한 비즈니스 스킬과 기초 IT 스킬 과정을 집합형과 라이브(온라인 실시간)형 두 가지 방식 중 선택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즉 지식 습득형 과정은 온라인으로 옮기되, 실습·현장 감각이 중요한 부분은 별도로 남겨두는 식의 분리가 일반적인 패턴이다. NEC그룹 계열사는 반도체 공장 설비 조작 훈련에 VR을 활용해, Meta Quest 3 기기를 전국 거점에 배치하고 콘텐츠를 확충하는 방식으로 숙련도를 50% 이상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전교육(KYT)이나 위험 시뮬레이션처럼 현장에서 직접 겪기 어려운 상황을 VR로 대체하는 흐름도 늘고 있다.
| 연수 방식 | 2025년 비중 | 주로 다루는 내용 |
|---|---|---|
| 온라인 단독 | 25.3% | 비즈니스 매너·컴플라이언스 등 지식 습득형 |
| 대면+온라인 하이브리드 | 28.8% | 지식은 온라인, 실습·현장교육은 대면 |
| 대면(집합) 단독 | 약 45.9%(추정 잔여) | 제조·서비스 현장 실습, VR 활용 훈련 포함 |
매년 신입사원에 '이름'을 붙이는 나라의 온라인 실험
일본은 매년 산업능률대학이 그해 신입사원의 특징을 한 문구로 명명해 발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런 문화가 있을 만큼 신입사원 교육에 진지하게 접근하는 나라에서, 연수 방식의 온라인 전환은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니라 세대 변화에 대한 대응이기도 하다. 최근 몇 해간의 조사에서는 신입사원들이 타임퍼포먼스·코스트퍼포먼스를 중시하고, 입사 준비 과정에서부터 생성형 AI를 자연스럽게 활용하는 세대라는 점이 반복해서 지적된다. 이런 세대에게는 정해진 시간·장소에 모이는 집합연수보다, 필요한 내용을 필요한 때 반복 학습할 수 있는 온라인·e러닝 방식이 오히려 더 맞아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 비즈니스 매너·컴플라이언스 등 표준화된 지식은 온라인·e러닝으로 선행 학습
- 실습·현장 감각이 필요한 훈련은 VR 또는 대면으로 남겨 이원화
- 온라인 연수 확산에도 효과 측정·행동 변화 검증은 여전히 과제로 남음
- 신입사원 개인별 학습 속도 차이를 LMS 이력으로 관리하는 시도 확산
매년 '세대'에 이름을 붙이던 나라가, 이제 연수 방식에도 세대별 맞춤을 고민하고 있다.
한국 기업의 신입사원 연수도 오랫동안 '입사 후 몇 주간의 합숙·집합교육'이 기본값이었다. 일본의 최근 흐름이 보여주는 건, 온라인 전환이 단순히 비용을 줄이는 선택이 아니라 지식 습득과 현장 실습을 구조적으로 분리하고 각각에 맞는 도구(이러닝·VR·대면)를 배치하는 설계의 문제라는 점이다. 신입 연수 체계를 다시 짤 때, '온라인이냐 대면이냐'가 아니라 '무엇을 온라인으로 옮길 수 있는가'를 먼저 물어야 하는 이유다.


